Cover S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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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여자 친구를 소개합니다> 전지현, 장혁 - 지현이와 혁이를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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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오빠와 동생 같은, 아니 8년 지기 친구 장혁과 전지현이 드디어 스크린에서 눈을 맞췄다. 곽재용 감독의 신작 멜로 <내 여자 친구를
소개합니다>가 그 첫 번째 호흡의 결과물. 친구나 남매 같기엔 연인처럼 너무나 잘 어울려 보이는 두 사람과의 진지하고도 유쾌한 토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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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여자, 노련하다
긴 팔과 긴 다리를 휘저어 걸어오더니 전지현이 카메라 앞에 선다. 순간 카메라 셔터 소리에 맞추어 수십 개의 또 다른 전지현이 각기 다른 표정으로 스쳐 지나간다. 찰칵찰칵 돌아가는 카메라 셔터 소리 외에 스튜디오 내에서 들리는 소리라곤, 그녀의 변화무쌍한(?) 얼굴에 반응하는 촬영 관련 스태프들의 나직한 탄성소리다. 그렇다. 그녀는 대한민국 사람들, 아니 이제는 아시아인들이 인정하는 톱스타다. 10대에 연예계에 데뷔한 이래, 그녀는 초고속으로 남들이 넘볼 수 없는 스타덤에 올랐다. 누구나 인정하는 최고의 자리에 올라와 있는 전지현은 너무나 날카롭게 지금 자신이 서 있는 자리와 위치가 얼마나 쉽게 무너질 수 있는지를 파악하고 있었다. 그러나 동시에 놀랍게도 그 자리에 있을 만한 스타들이 느낄 법한 불안감을 꽤 느긋하고 성숙한 태도로 해갈해 나가고 있었다. 그녀에게는 스스로를 보호막으로 둘러싸는 나른하게 기분 좋은 자신감과, 그와는 전혀 다른 짝패를 이루는 겸손함이 동시에 살아 숨쉬었다. 전지현의 신작 <내 여자 친구를 소개합니다>(이하 <여친소>)는 자신 안에 숨겨진 가장 매력적인 이면을 찾아준 <엽기적인 그녀>의 곽재용 감독과 함께 호흡을 맞추는 두 번째 작품이다. 감독에 대한 신뢰와 오랜 지기인 장혁이 우정의 이름으로 베풀어준 배려의 힘 덕분일까. <여친소>의 경진으로 무려 6개월간의 촬영을 마치고 개봉을 기다리고 있는 그녀의 모습은 다른 어느 때보다도 밝고 활기차 보였다. |
그 남자, 진지하다
촉촉한 눈망울을 한 장혁이 나긋나긋 조근조근한 목소리로 진지하게 질문에 대답한다. 인터뷰가 있을 때마다 나름의 컨셉을 잡고 준비를 해온다는 소문의 장혁은 <영어완전정복> 이후, 기자와 만나는 두 번째 만남의 자리에서도 여지없이 그 특유의 논리와 진지함으로 그만이 선보일 수 있는 인터뷰 답변을 내놓는다. 장혁에게는 또래들로부터 찾아볼 수 없는 삶에 대한 긍정적이고 따뜻한 이면이 돋보인다. 일과 상관없이 영화를 마치면 새로운 취미 생활로 무언가를 배우기 시작하고, 자신의 방 안에 신작 DVD 타이틀을 쌓아놓는 재미 하나만으로도, 그는 스스럼없이 자신의 일상이 행복하다고 말한다. 그런 그를 아우르는 가장 커다란 힘의 원동력은 가족이다. :즐거운 인생을 살고 싶어요. 굉장한 부를 누리고 권세를 누려서 얻는 즐거움이 아니라, 작은 듯하지만, 정말 작고 소소하지만 그 안에서 행복을 느낄 수 있는 것, 그게 저한테는 가족인 것 같아요.; <여친소>는 작게는 가족, 넓게는 사람 간의 사랑만큼 중요한 게 이 세상에 또 어디 있겠냐고 말하는 .열혈 청년・ 장혁이 처음으로 선보이는 가슴 시린 멜로드라마다. <여친소> 속 전지현이 흘리는 눈물이 보석처럼 아름다워 보이는 건, 그녀와 호흡을 맞추며 숨쉬는 바람이 되어준 장혁이 그 옆에 있어주었기에 가능했다. 아마도 영화를 보고 나면, 영화 속의 명우는 바람처럼 왔다가 바람처럼 사라져도, .장혁・이라는 배우의 이름은 당분간 쉽게 잊지 못하게 될 듯하다. |
금년 3월 초에 촬영 마치고 나서 뭐하면서 시간을 보냈나.
전지현 한 달 동안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여행 겸 영어 공부 겸 다녀왔어요. 한국에 있으면 나 자신에 대해 구체적으로 보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여행을 떠나면 제 스스로에게 부족함을 많이 느끼게 되거든요. 그런 부족함 안에서 새로운 나를 되돌아보게 돼요. 한 달간 있으면서 아침에 일어나고 밤이 되면 자고, 학교도 걸어다니면서 지극히 일상적인 삶을 살았어요. 다른 분들한테는 아무것도 아니겠지만 저한텐 그런 일상적인 삶이 참 좋았어요. 장혁 저는 영화 하나를 마치고 나면 공허해지는 마음에 늘 무언가를 배우거든요. 이번 촬영을 마치고 나서는 절권도를 배우기 시작했어요. 배운 지 한 4개월 정도 되었는데, 일과 상관없이 순수하게 나 자신을 위한 취미로 배워요. 지현 씨는 곽재용 감독과 두 번째 작업이라 이번 촬영이 더 남달랐을 것 같다. 전지현 곽재용 감독님과 환상의 호흡, 비유적으로 말해 .최고의 연애・를 했다고 말하고 싶어요. <엽기적인 그녀>를 <여친소>와 비교해 보면, 솔직히 말해 곽 감독님과 지금처럼 서로에 대한 신뢰감은 없었던 것 같아요. 그런데 이번 작품은 서로에 대한 완벽한 신뢰는 물론, 감독과 배우라기보다 친구처럼 너무나도 편하게 지냈던 것 같아요. 제가 보통 어른들을 좀 어려워하거든요. 그런데 곽 감독님하고는 전혀 그런 어려움 없이 지냈어요. 그냥 보이는 것 그대로 사람을 대해주시는 분이세요. 현장에서 사소한 고민까지 나도 모르게 이야기하고 싶을 정도로 그렇게 마음 편하게 감독님과 지냈어요. 우리 감독님, 정말 순수하고 좋은 사람이에요. 장혁 씨 역시 감독님이 해외여행을 다녀올 때 따로 볼 DVD 타이틀을 챙겨다 줄 정도로 곽 감독과 사이가 좋았다고 하던데. 장혁 저는 개인적으로 감독과 배우로서 지켜야할 인간적인 경계의 선을 넘나드는 걸 별로 좋아하는 사람이 아니거든요. 그런데 감독님은 그런 경계를 깨게 만드는 마력을 지니신 분 같아요. 요즘도 가끔 만나 술 한잔하면서, 서로 허심탄회한 이야기들을 나누기도 해요. 나이는 저보다 훨씬 많지만 곽 감독님이 생각하시는 부분은 젊은 사람들보다도 더 젊은 구석이 많아요. 그래서 그렇게 쉽게 감독님과 잘 어울릴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감독의 입장에서 배우를 대하는 것이 아니라, 그냥 사람의 입장에서 우리들을 대해주셔서 정말 편했던 것 같아요. 얼마 전에 새로 출시된 아톰 애니메이션 DVD를 보고 생각난 건데요. 우리 감독님은 아톰 같아요. 착하고 순수하고, 그리고 어느 정도는 정의로운 아톰 말이에요. 곽재용 감독의 영화에는 늘 올드 팝 넘버들이 많은데, 예전에 <클래식> 찍을 때 보니까 배우들에게 캐릭터 이해를 위해 올드 팝 넘버들을 여러 곡 따로 녹음해 주더라. 이번에도 그랬는가. 전지현 아, 그거 우리한테만 해준 건 줄 알았는데. 장혁 둘이 똑같은 곡들도 있지만, 감독님께서 각기 다른 곡들을 녹음해 주신 걸로 알고 있어요. 저한테는 X-Japan의 .Stay・, 밥 딜런의 .Knockin・ on Heaven・s Door・, 김창완 선생님의 여러 곡들, 그리고 김광석 씨의 여러 곡들을 녹음해 주셨어요. 전지현 단순히 곡만 녹음해주시는 게 아니에요. X-Japan의 .Stay・의 경우에는 가사가 참 애틋하다면서 번역된 한국어 가사를 건네주시기도 했어요. 데뷔 시절부터 오빠 동생처럼 동료처럼 친하게 지낸 사이로 알고 있다. 그런 두 사람이 만나서 촬영하는 영화이니 만큼 호흡도 정말 좋았겠다. 장혁 글쎄요. 촬영한다는 식의 느낌보다는 그냥 현장에 놀러 나온 거 같은 느낌이었어요.(미소) 전지현 처음에 캐스팅 이야기 들었을 때, 실은 마냥 좋지만은 않았어요. 혁이 오빠랑 연인? 좀 징그럽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거든요. 장혁 이것 참, 징그럽다는 표현 말고 부담스럽다는 표현도 있잖아.(웃음) 전지현 혁이 오빠는 제가 17살 때부터 알아온 사람이에요. 거의 알고 지낸 시간만 7, 8년이에요. 연인이라고 하기엔 친오빠 같다는 생각이 더 많이 들었어요. 그냥 친오빠같이 좋고 편한 사람이 영화 속에서나마 내 연인이 된다는 게, 상상 자체가 되지 않더라고요. 친오빠랑 사랑한다고 생각해 보세요, 징그럽잖아요. 뭐 그런 감정만 빼놓으면, 참 익숙한 분위기에서 편하게 잘 찍었죠. 배우로서 대중들이 <여친소>를 어떻게 봐주었으면 좋겠는가? 전지현 우리 영화는 판타지 멜로 영화예요. 영화 속 경진이 느끼는 그런 복잡 미묘하게 신비한 감정을 어디에서 또 느낄 수 있을까하는 생각이 들어요. 굉장히 슬프면서도 나중에는 아주 흐뭇해지는 그런 영화요. 관객분들도 제가 촬영하면서 느꼈던 그런 감정을 함께 가지고 극장문을 나섰으면 좋겠어요. 장혁 최근에 보면 결혼하고 나서 1년이 채 지나기도 전에 이혼하시는 분들도 많잖아요. 자신의 사리를 따지는 이성적인 사랑이 요즘 젊은 사람들의 사랑 트렌드인 것 같아요. 그런데 <여친소>에는 처음 누군가를 좋아했을 때의 그런 풋풋한 감정들이 녹아 있어요. 우리 영화를 통해서 사람들이 정말 사람을 조건이 아닌, 순수한 감성으로 만날 수 있는 .감성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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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F에서 생겨진 전지현 특유의 아우라 혹은 <엽기적인 그녀>를 통해 얻어진 .그녀・로서의 고정된 이미지가 부담스럽지는 않나.
전지현 우리 나라 여배우의 수명은 너무나 짧은데, 그 짧은 기간을 두고 그 사람의 연기에 관해 이러쿵저러쿵 논하는 것이 사실 전 객관적이 될 수 없다고 생각해요. 앞으로 10년 뒤의 제 모습을 보고 .전지현은 어떤 배우다・라고 논한다면 모를까요. 그런 사람들의 평가와 상관없이 살고 싶어요. 일은 언제나 결국엔 혼자서 헤쳐나가야 하는 것이거든요. 무한 상상력의 자유 속에서 또 다른 나를 찾고 싶어요. 그리고 그 어떤 누구도 아닌 나로 살고 싶고요. 저는 지금 연기를 하고 있으면서도 동시에 여러 작품들을 통해 연기를 배우고 있어요. 오히려 돈을 받아가면서 배우고 있죠. 한 작품 한 작품을 통해 무언가 새로운 것을 배우고 있고, 항상 다르게 변해간다고 생각해요. 거기에 대해 조급한 생각은 없어요. 배우는 배역에 따라 이미지가 만들어진다고 생각해요. 인생에도 수많은 변수가 있잖아요. 그런 것처럼 저 역시 앞으로 수많은 캐릭터들을 만나면서 점차 변해갈 거라고 생각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런 당신의 강력한 이미지 때문인지, 많은 사람들이 <엽기적인 그녀>의 .그녀・와 <내 여자 친구를 소개합니다>의 .경진・을 자주 비교하더라. 이번 영화 홍보를 하면서 빼놓고 넘어갈 수 없는 질문일 듯하다. 전지현 :<엽기적인 그녀>를 배제해주세요;라고 말하기도 싫고요, :<엽기적인 그녀>와 전혀 다른 영화입니다;라고 말하기도 구차스러워요. 한번 직접 보세요.(웃음) 저도 영화 찍는 초반에 그런 걱정을 좀 하긴 했어요. 근데 <엽기적인 그녀>의 .그녀・와 <여친소>의 경진의 목표는 달라요. 그 역할이 가는 길 자체가 달라요. 영화가 완성된 지금, 제가 경진과 .그녀・를 비교해 보면, 굉장히 다른 아이들이에요. 경진이는 굉장히 현실적인 아이이기 때문에 가지고 있는 것들을 모두 다 받아들이는 스타일이에요. 거기에 반해서 .그녀・는 자기가 만들어 놓은 판타지 속에 살고 있는 아이죠. 영화 속 .그녀・의 시나리오 속에서도 그런 판타지들이 묘사가 되잖아요. <여친소>의 경진 캐릭터는 어쩌면 .그녀・하고 비교될 게 아니라, 요즘 한국 영화 속 여자 캐릭터들과 비교되어야 하지 않을까 싶어요. .그녀・나 경진의 캐릭터 모두 요즘 한국 영화 속에 자주 나오는 여성 캐릭터들 아닌가요? 두 사람 다, 대한민국 사람들이 인정하는 스타다. 주변 또래의 친구들과는 확연하게 다른 삶을 살았는데, 스타로서 살아가면서 잃은 것과 얻은 것이 있다면? 장혁 어쨌든 내 상황에 맞춰서 살아야 하는 것 아니겠어요. 지금의 제 생활에 대해 특별한 불안도 특별한 자만도 없어요. 전지현 제가 정체된 삶을 사는 것에 반해, 가끔 또래의 친한 친구들과 만나게 되면, 그들이 나보다 훨씬 앞선 삶을 사는 게 아닌가 싶어요. 나는 한 길만 파고 살아서 세상에 관해 아무것도 모르는 것에 반해, 다른 친구들은 이제 대학 졸업도 했고, 사회 생활도 하고 있으니까요. 그래도 이 생활을 하면서, 저는 잃은 것보다는 얻은 것이 더 많다고 생각해요. 두 사람 다 한류 스타로서 해외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데. 전지현 제가 이번에 미국에 갔을 때 그 당시에 개봉된 할리우드 영화들을 다 봤거든요. 근데 정말 할리우드 영화, 너무 아니에요. 저런 최고의 캐스팅에 저런 기술력으로 저 정도의 영화밖에 못 만드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종이 찍듯이 영화를 찍어내는 할리우드 시장에서 다른 좋은 외국 영화가 낄 틈이 없더라고요. 세상에는 참 좋은 영화들이 많은데 그런 영화를 볼 기회가 없는 미국 사람들이 불쌍했어요. 할리우드에 가는 거요? 가는 거 좋죠. 세계적으로 유명해진다면, 정말 행복해지겠죠. 전 제가 제일 잘할 수 있는 걸 하려고요. 할리우드에 할리우드 영화로 진출하는 게 아니라, 한국말 하는 우리 영화로 할리우드에 진출하고 싶어요. 한국에도 얼마나 좋은 영화들이 있는지도 보여주고 싶었어요. 장혁 할리우드 B급 영화에 출연하고는 :나, 할리우드 다녀왔어요!; 이런 식의 생색은 내고 싶지 않아요. 지금 아시아권의 영화들이 정말 발전하고 있잖아요. 저희 영화가 홍콩에서 전액 투자를 받은 걸 봐도, 한국 영화의 위상이 높아진 진 것 같아요. 물론 할리우드, 갈 수도 있죠. 가고도 싶고요. 하지만 여기서 훨씬 잘 할 수 있다면, 굳이 기회를 만들어서 가고싶지는 않아요. 한국 영화에 관해, 연기에 관해 자부심을 가지고 있는 배우들인데, 그런 두 사람에게 연기는 인생의 궁극적인 목표인가? 장혁 지금 현재는 예스. 그렇지만 목표 안에서도 즐거운 인생을 살고 싶어요. 굉장한 부를 누리고 권세를 누려서가 아니라, 작은 듯하지만, 정말 작고 소소하지만 그 안에서 행복을 느낄 수 있는 것, 그게 저한테는 가족인 것 같아요. 전지현 연기는 삶이에요. 그냥 굴러가듯이 거기에 맡겨지는 것. |
Movie Week #128 (26/5/2004)